문화예술

황실의 마지막 비밀옷장이 열린다... 100년 만에 공개되는 '의친왕가의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지정된 '의친왕가(家) 복식'이 일반에 공개된다. 국가유산청은 3월 12일부터 5월 11일까지 약 두 달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의친왕가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기념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시되는 의친왕가 복식은 대한제국 황실의 마지막 황족 중 한 명이었던 의친왕 이강(1877~1955)의 가족 유품이다. 의친왕은 조선의 제26대 왕 고종의 일곱째 아들로, 대한제국 시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복잡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복식 유물들은 의친왕비 연안 김씨(김사기, 1893~1971)가 의친왕의 다섯째 딸인 이해경 여사에게 물려준 것으로, 지난 2월 26일 국가민속문화유산 제61호로 공식 지정되었다. 이 복식들은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왕실 여성들이 착용했던 의복과 장신구의 실체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의친왕가 복식은 총 7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왕실 여성의 예복 중 겉옷인 원삼과 당의, 화려한 장식이 있는 스란치마, 머리에 쓰는 화관, 여성 장신구인 노리개, 그리고 궁녀들이 사용했던 허리띠가 포함되어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복식들이 유래가 명확하고 착용자의 지위에 따른 궁중복식의 특징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의친왕가 복식은 20세기 초 왕실 여성들의 의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증거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의친왕가 복식' 일괄 유물 7점의 실물을 특수 제작된 전시 케이스에 보관하여 관람객들에게 선보입니다. 또한 고화질 영상 기술을 활용하여 복식의 섬세한 색깔과 문양, 제작 기법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를 기획한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의친왕가 복식은 단순한 의복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거친 왕실 문화의 흔적"이라며 "특히 원삼과 당의에 사용된 화려한 자수와 금박 장식은 당시 최고 수준의 장인 기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의친왕가 복식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자료도 함께 제공된다. 관람객들은 대한제국 시기 왕실 의례와 복식 문화, 그리고 일제강점기 황실 가족들의 생활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 복식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