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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뺐더니 더 맛있다?' 팔도비빔면 제로슈거 출시

 국내 라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팔도가 40년 전통의 스테디셀러 '팔도비빔면'을 과감히 혁신한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를 출시한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신제품은 국내 비빔라면 역사상 최초로 설탕을 전혀 첨가하지 않고 맛을 낸 제품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팔도 연구개발팀은 3년간의 연구 끝에 설탕 대신 천연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활용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무당류(無糖類) 표시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알룰로스는 포도, 무화과 등 자연에서 소량 발견되는 희소당으로,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거의 없어 '제로 슈거' 식품에 이상적인 대체 감미료로 주목받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알룰로스는 설탕의 70% 수준의 단맛을 내면서도 체내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아 혈당 상승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팔도만의 액상스프 연구기술력이다. 비빔면의 핵심인 매콤하고 달콤한 소스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설탕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팔도 중앙연구소 김모 수석연구원은 "설탕은 단순히 단맛만 내는 것이 아니라 소스의 점도와 풍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는 데 수백 번의 테스트가 필요했다"며 "결국 알룰로스와 다양한 천연 재료의 최적 배합비를 찾아내 팔도비빔면 고유의 맛은 유지하면서도 상큼함을 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면발 또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됐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 밀가루 사용량을 줄이고 전분 함량을 높여 탄력성을 강화했다. 이는 단순한 재료 변경이 아닌 제조 공정의 변화까지 수반한 대대적인 혁신이었다. 팔도 생산기술팀 박모 팀장은 "전분 함량을 높이면 면발이 쉽게 끊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압출 공정과 건조 조건을 새롭게 설계했다"며 "그 결과 씹을수록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면서도 액상스프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면발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84년 첫 출시된 팔도비빔면은 40년 가까이 국내 비빔면 시장을 선도해온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국물 없이 차갑게 비벼 먹는 라면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비빔면 시장을 개척했으며,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량 19억 개를 돌파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특히 여름철 간편식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으며, 해외에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라면으로 인정받고 있다.

 

팔도 마케팅 담당 장희상 이사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 함량을 줄인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는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신제품 출시는 40년 역사의 스테디셀러를 과감히 혁신한 도전으로, 앞으로도 색다른 관점의 신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비빔면은 역시 팔도'라는 공식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팔도의 '무당(無糖)' 전략이 라면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이모 박사는 "전통적으로 라면은 높은 탄수화물과 나트륨 함량으로 건강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그러나 최근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저당, 저나트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라면 시장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맛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맛은 유지하면서도 건강에 부담을 줄인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식품마케팅 전문가 김모 대표는 "과거에는 '맛있으면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현재는 기술의 발전으로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게 됐다"며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팔도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제로슈거 챌린지'를 비롯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로슈거 비빔면 레시피 공모전'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는 오는 7일부터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출시 초기에는 한정된 수량으로 공급되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제품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비빔면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